[최종현학술원, 한∙일경제협력 컨퍼런스, 2024.11.04]
한∙일 스타트업 생태계 연결, 왜 중요할까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실제 협력과 투자로 이어지는 사례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패널토의에 참여하며 현장에서 마주한 한∙일 스타트업 협력의 현실과 실행으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연결 조건을 정리해본다.
Q-1 왜 한국과 일본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연결되어야 하는가
한국의 시각에서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를 바라보면, 현재 일본은 한국이 약 10년 전 경험했던 창업 생태계의 전환기에 놓여 있는 듯하다.
일본 대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의 참여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일본 정부 역시 국가 정책 차원에서 창업을 적극 장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원천기술, 소재·부품·장비 산업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K-문화 확산이 더해지면서, 한국 스타트업 입장에서 일본 시장이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대로 일본의 시각에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보면, 한국은 성장 단계별 창업 지원 체계가 비교적 잘 구축되어 있고, 정부지원사업의 규모와 예산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IT 기반 산업 발전과 함께, 변화에 민감한 소비자 특성으로 인해 얼리어답터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어 있다는 점 역시 중요한 특징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한국 스타트업들은 짧은 시간 안에 사업을 실험하고, 빠르게 실행하며, 비즈니스 모델은 전환해 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서의 강점을 갖는다.
이처럼 서로 다른 강점을 지닌 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연결된다면, 단순한 시장 진출을 넘어 기술·시장·실행 역량이 결합된 보다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2 한·일 스타트업 생태계는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야 할까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단순 교류나 행사 중심의 연결보다는 오픈이노베이션을 매개로 한 구조적인 협력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스타트업의 기술력이나 사업 완성도는 이미 일정 수준에 올라와 있지만, 해외—특히 일본 스타트업 및 기업과의 협력은 여전히 '기대 단계'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일본 대기업과 투자자들은 한국 스타트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단순 소개를 넘어 실제 투자와 협력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이 과정에성에서 중요한 것은 무작위적인 매칭이 아니라, 양국의 산업 맥락과 니즈에 맞는 스타트업을 선별하고 연결해주는 중간 구조라고 느꼈다.
다만 협력을 가로막는 현실적인 과제도 분명이 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현장에서야 참여 기업의 관심 분야나 구체적인 니즈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 사전 준비 없이 만남이 이루어지는 한계가 반복되었다. 반대로 기업·투자자 측에서도 어떤 단계의 스타트업(초기, 시리즈A, 그 이상)을 원하는지, 어떤 산업·기술에 관심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한·일 스타트업 생태계의 연결은 1) 시장·산업·단계에 대한 사전 이해 2) 역할에 맞는 스타트업 선별과 매칭 3) 단발성이 아닌 다음 단계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 설계가 함께 이루어질 때 의미 있는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현장에서 받은 질문에 답하다, 사진제공 : 최종현학술원]
Q-3 한·일 스타트업이 협력한다면, 어떤 형태가 가장 효과적일까
현장에서 느낀 한·일 스타트업의 강점은 분명히 다르다.
한국 스타트업은 속도감과 실행력, 일본 스타트업은 꼼꼼함과 완성도에서 강점을 보인다. 이 두 요소가 결합될 경우, 단일 국가에서는 만들기 어려운 경쟁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한·일 양국은 저출산·고령화와 같은 유사한 사회적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러한 공통 문제를 각자의 시장에서 검증한 경험을 바탕으로 협력한다면, 단순한 시장 진출을 넘어 글로벌 확장이 가능한 솔루션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크다.
실제 사례를 보면,
AI 기반 업무 효율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올거나이즈처럼 한·일 공동 창업 구조나 공동 리더십을 가진 스타트업은 초기부터 양국 시장을 동시에 이해하며 성장 경로를 설계할 수 있었다.
대기업 중심의 복잡한 협력 구조보다, 규모는 작지만 의사결정이 빠르고 성장 지향적인 스타트업 간 협력이 먼저 작동할 때 한·일 공동 비즈니스가 미국·유럽 등 더 큰 시장으로 확장되는 길도 열릴 수 있다고 본다.
Q-4 앞으로 한·일 스타트업 생태계가 협력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한 가지는
무엇일까
한·일 스타트업 협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 시장과 문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성공한 모델이라고 해서, 그대로 일본 시장에 적용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 일본 진출을 시도했다가 철수하는 사례들을 보면, 제품이나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구조·고객 니즈·의사결정 방식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협력이나 진출에 앞서, 단순 정보 수준을 넘어선 철저한 시장 조사와 맥락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동시에, 한·일 양국이 가진 생태계의 특징과 트렌드를 공유하고 스타트업 간 밋업과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교류의 장을 꾸준히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이해와 교류가 쌓일 때, 협력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